호주 부동산 하락 시나리오별 전망…도시마다 희비 엇갈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탈리티(Cotality)가 호주 주택 시장이 침체에 빠질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별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분석은 5%에서 최대 20%까지 네 가지 가격 하락 시나리오를 적용했으며, 두 자릿수의 큰 하락폭이 발생하더라도 지난 5년간의 부동산 호황기에 축적된 상승분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도시별 전망은 엇갈렸다. 성장세가 주춤했던 멜버른은 상대적으로 완충 여력이 적어, 주택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경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코탈리티의 제라드 버그 연구원은 분석했다. 반면 퍼스, 브리즈번, 애들레이드는 지난 5년간 이례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하락에 대한 완충력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버그 연구원은 "퍼스의 경우 최고점에서 20%가 하락하더라도 중간 주택 가격은 2025년 4월경의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ANZ 은행 또한 올해 부동산 가격이 4.3%, 2027년에는 3.4%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시드니(최고점 대비 14.5%)와 멜버른(12.8%)의 가격 하락이 주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ANZ의 경제학자 매들린 덩크와 애덤 보이튼은 "예상보다 시장이 더 빨리 냉각되고 있다"며 높은 금리, 최근의 세금 정책 변화, 글로벌 불확실성 등이 시장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은 공급 부족과 건설업계의 제약을 고려할 때 2028년부터는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약세의 징후는 경매 낙찰률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시장의 낙찰률은 50%를 크게 밑돌고 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가격 하락과 연관성이 높다. 한편 PRD의 디아스와티 마르디아스모 수석 경제학자는 "20%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이 와야 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5% 하락이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의 시장 조정이 고금리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주택 시장의 하향세를 주시하고 있으나, 향후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는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셸 불록 RBA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노동 시장, 건설 부문, 중동 분쟁 등을 꼽았다. 다만 RBA 내부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도 주택 가격은 "당분간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시장은 연말까지 RBA가 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