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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가 맺어준 인연, 세계 챔피언 부부의 호주 정착기

도끼가 맺어준 인연, 세계 챔피언 부부의 호주 정착기

호주 NSW 헌터밸리에 사는 블레이크 마쉬와 애슐리 마쉬 부부는 둘 다 33세 동갑내기이자, 장작패기(woodchopping) 스포츠의 정상급 선수다. 아내 애슐리는 2024년 여자 세계 선수권 언더핸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이다. 이들 부부는 해리슨(6)과 스칼렛(4) 두 자녀를 키우며 일과 후에는 함께 도끼를 들고 훈련하는 일상을 보낸다.

뉴질랜드 출신인 애슐리가 호주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운명적이었다. 두 사람은 약 14년 전 시드니 로열 이스터 쇼에서 처음 만났다. 몇 년 뒤 뉴질랜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재회하며 본격적으로 가까워졌고, 이후 6개월간 호주와 뉴질랜드를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했다. 관계의 전환점은 블레이크가 당한 큰 교통사고였다. 그의 어머니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애슐리는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고, 몇 달 뒤 그와 함께하기 위해 호주로 이주를 결심했다.

부부의 삶에서 장작패기는 빼놓을 수 없는 중심축이다. 매일 오후 함께 훈련하며, 남편 블레이크는 아내의 기술 코치 역할을 자처한다. 블레이크는 애슐리가 힘과 협응력이 뛰어난 반면, 경기 중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지는 것을 약점으로 꼽으며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NSW 지역의 여름 시즌은 '장작패기계의 윔블던'으로 불릴 만큼 중요해, 매주 주말 대회를 나가고 매일 훈련에 매진한다.

이들의 열정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부부는 여섯 살 아들 해리슨에게 이미 장작패기를 가르치고 있다. 아이가 사용하는 도끼는 실제 선수들이 쓰는 것의 축소판으로, 매우 날카롭다. 안전을 위해 쇠사슬로 짠 양말을 착용시키지만, 위험한 스포츠인 만큼 아들이 집중하지 않을 때면 애슐리는 엄격한 교사로 변한다.

최고의 파트너인 두 사람도 평범한 부부처럼 다툰다. 도끼날을 가는 문제로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10년 전에는 애슐리가 술에 취해 블레이크의 얼굴에 술을 던지며 크게 싸운 적도 있다. 블레이크는 아내가 초콜릿 비스킷을 즐겨 먹거나 집수리 페인트칠을 미루는 사소한 일에 불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애슐리를 '최고의 친구'라고 부르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3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첫 세계 타이틀을 보여드리지 못해 슬퍼하던 아내의 모습을 그는 가장 가슴 아픈 순간으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