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번의 수상, 슬픔을 케이크로 구워낸 85세 농부 이야기

85세의 제프 비티 씨는 호주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가정 요리사 중 한 명이다. 낙농업을 하는 그는 지금까지 5,000개가 넘는 상을 받았으며, 특히 그의 짙은 과일 케이크는 퀸즐랜드 왕립 박람회 '에카(Ekka)'에서 가장 권위 있는 출품작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가 베이킹에 삶을 바치게 된 계기는 1987년 9월, 아내 일레인을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떠나보낸 깊은 슬픔에서 비롯됐다. 21개월간의 투병 끝에 3개월간 병세가 호전되기도 했지만, 암이 재발했을 때 아내는 그에게 사실을 숨겼다. 비티 씨는 "아내는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내가 강하게 버텨야 한다며 자신의 자매들에게만 이야기했다"고 회상했다.
아내를 잃고 홀로 네 자녀를 키워야 했던 그는 절망감에 휩싸였다. 어느 날 밤, 그는 신에게 왜 어린 아이들에게서 엄마를 데려갔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는 그 순간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정신을 차리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고, 이는 그의 삶에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비티 씨는 퇴근 후 남는 시간을 베이킹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지역 소규모 대회에서 시작해 시골 박람회를 거쳐 마침내 '에카'까지 출전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한때 술에 의지하는 등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베이킹은 그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붙잡아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그는 "베이킹이 나를 계속 살아가게 하는 돌파구였다"고 말했다.
수많은 대회를 거치며 그는 과일을 더 오래 담그거나, 반죽에 넣기 전 밀가루를 묻히는 등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배웠다. 그의 수상 비결은 바로 '인내'다. 비티 씨는 레시피에 적힌 시간보다 훨씬 오랫동안 럼과 셰리주에 건포도를 담가두는데, 때로는 수개월에 이르기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