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성 감독 3배 늘었지만…여전한 '성차별과 학대'의 벽

호주 스포츠계에서 여성 감독의 수가 크게 늘었지만, 이들이 겪는 현장의 장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는 여성 혐오적이거나 학대적인 행동까지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스포츠연구소(AI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받는 스포츠 종목의 여성 감독 수는 2021년 '여성 고성과 코칭 프로젝트' 시작 이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전체 감독 중 여성의 비율은 25%를 넘어섰지만, 마티 클레멘츠 AIS 국장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많은 여성 감독들이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일부는 "끔찍하고, 여성 혐오적이며, 학대적인" 행동을 경험했으며, 가정과 경력을 병행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그리고 스포츠계에 첫발을 내딛는 것 자체의 어려움 등이 주요 장벽으로 꼽혔다. 클레멘츠 국장은 "과거 호주의 엘리트 스포츠계는 남성 코치만큼 여성 코치를 환영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선수들의 웰빙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여성 코치를 포함한 다양한 인재들이 시스템에 머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S는 지난 4년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전략으로 ▲유명 코치들의 가시성 확보 ▲고위급에서의 지속적인 논의 ▲채용 방식 재검토 ▲목표 지향적 인재 개발 등을 꼽았다. 클레멘츠 국장은 "코칭 스태프의 다양성은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 실제 경기 성과로 이어진다"며 스포츠계가 그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년 이상 코치로 활동해온 패럴림픽 스타 루이즈 소바지는 "여성 코칭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가 개선되는 것을 체감한다"며 "여성 코치는 남성 코치와는 다른 무언가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그들의 역할을 계속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를 가진 코치로서 겪었던 장벽은 있었지만,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러한 문제는 올림픽 및 패럴림픽 종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 리그에서도 여성 감독의 비율은 대체로 낮다. 지난 시즌 기준 AFLW는 18팀 중 4명, NRLW는 12팀 중 1명, A리그 위민은 11팀 중 1명이 여성이었다. 반면 WNBL은 9팀 중 4명으로 거의 동등한 수준이었고, 슈퍼 넷볼은 8팀 중 5명이 여성이었다. 이와 함께 원주민이나 다문화 배경을 가진 감독 역시 남녀 스포츠 전반에서 매우 드물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