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전설 투팍 샤커 살해 배후, 28년 만에 법정에 서다

1996년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해 힙합 음악계에 큰 충격을 안겼던 전설적인 래퍼 투팍 샤커(Tupac Shakur)의 총격 살해 사건 재판이 약 30년 만에 시작된다. 살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갱단 두목 듀안 '케피 D' 데이비스(63)에 대한 배심원 선정 절차가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데이비스는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한 살인 혐의 한 건으로 기소되었으며,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데이비스가 1996년 9월 7일 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총격 사건 당시 살인 계획을 지휘한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25세였던 투팍은 힙합 역사상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갱스터 랩'의 황금기를 관통하던 동부와 서부 힙합계의 악명 높은 갈등을 격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건 당일 밤, 데이비스는 마이크 타이슨의 세계 헤비급 타이틀전을 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MGM 그랜드 카지노에서 자신의 조카가 투팍 일행에게 구타를 당하자, 이에 대한 보복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폭력 사태는 데이비스가 이끌던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갱단 '사우스 사이드 콤프턴 크립스'와, 투팍의 소속사 데스 로 레코즈(Death Row Records)의 공동 설립자 매리언 '슈그' 나이트와 연관된 갱단 '몹 피루' 사이의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살해에 사용될 권총을 구해 흰색 캐딜락 뒷좌석에 있던 다른 두 명에게 건넸다. 이후 그들은 투팍과 슈그 나이트가 탄 차량을 추격했고, 총격이 발생했다. 투팍은 총탄 네 발을 맞고 6일 뒤 병원에서 사망했으며, 당시 운전을 하던 슈그 나이트는 총알 파편에 머리를 스치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거의 30년간 미제로 남아 있었으나, 2018년부터 데이비스가 여러 언론 인터뷰와 2019년 출간한 회고록 '콤프턴 스트리트 레전드' 등을 통해 자신의 연루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그의 진술이 있기 전까지는 기소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자신이 캐딜락 조수석에 타고 있었으며 뒷좌석의 남성에게 총을 건넸다고 시인했지만, 실제로 방아쇠를 당긴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당시 차량에 함께 탔던 다른 세 명은 모두 사망한 상태다.
네바다주 법에 따르면 직접 총을 쏘지 않았더라도 범죄에 가담했다면 살인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칼리 키어니 판사 주재로 진행될 이번 재판은 최대 6주간 이어질 전망이며, 사건 당시 투팍과 함께 있었던 슈그 나이트가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슈그 나이트는 현재 별개의 과실치사 혐의로 2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