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부촌 더블 베이, 그 편견과 알려지지 않은 매력

시드니 도심(CBD)에서 동쪽으로 5km 떨어진 더블 베이(Double Bay)는 호주 최고 부촌 중 하나인 달링 포인트, 포인트 파이퍼와 이웃한 동네다. 이곳에 산다고 하면 많은 이들은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노부인들이 사는 호화로운 동네를 떠올리지만, 이는 더블 베이의 일부에 불과하다.
더블 베이는 뉴 사우스 헤드 로드(New South Head Road)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독특한 '두 개의 마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로 한쪽에는 울월스, 댄 머피스 같은 대형 상점과 베이커리, 공공 도서관, 대형 애완동물 용품점, 은행, 성형외과 등이 밀집해 있어 실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들은 이쪽을 '어두운 면(dark side)'이라 부르기도 한다.
반대편은 시드니 항만을 끼고 있어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주민들은 베이 스트리트(Bay Street)의 카페에서 커피를 사 들고 공원이나 페리 선착장으로 산책을 나선다. 작은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아이들과 함께 나온 엄마들, 조깅하는 사람들, 다양한 종류의 반려견과 산책하는 이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이곳 페리는 서큘러 키에서 15분이면 도착하며, 유람선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트란스발 애비뉴(Transvaal Avenue)의 고급 상점가로 향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지역 공동체의 중심에는 공원과 수영장이 있다. 인근의 스테인 파크(Steyne Park)는 지역 초등학교와 애샴(Ascham) 여학교의 운동장으로 사용되며, 주말에는 어린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활기찬 공간이 된다. 더블 베이의 보석으로 불리는 머레이 로즈 풀(Murray Rose Pool, 구 레드립 풀)은 경쟁적인 수영보다는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려는 가족과 주민들로 붐비는 사교의 장이다.
약 30년 전인 1990년대 후반의 더블 베이는 세련된 유럽풍의 작은 상점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1930년대부터 시드니 유대인 공동체의 정착지이자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당시에는 유대인 가족들이 많이 거주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구성은 크게 변했다. 지금은 고급 정장과 명품 스포츠웨어를 입은 젊은 세대와 포르쉐,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차들이 거리를 채운다. 많은 학부모는 자녀를 지역 공립학교 대신 인근 로즈 베이나 벨뷰 힐의 사립학교로 보낸다.
이처럼 더블 베이는 부유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 이면에는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과 활기찬 공동체 문화가 공존한다. 화려함 속에 숨겨진 소박한 마을의 매력이 바로 더블 베이의 진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