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체내에서 녹아 자기 조직으로…호주서 신개념 유방 보형물 임상시험

체내에서 녹아 자기 조직으로…호주서 신개념 유방 보형물 임상시험

호주에서 실리콘 유방 보형물의 부작용과 합병증을 겪는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개발되어 주목받고 있다. 환자 자신의 신체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3D 프린팅 흡수성 보형물이 바로 그것으로, 현재 호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의 아이디어는 약 15년 전, 당시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모힛 차야가 맥쿼리 대학교 성형재건외과 과장인 아난드 데바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차야는 체내에서 녹는 격자 구조물(scaffold)을 이용해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데바 교수는 당시만 해도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데바 교수는 이 기술의 임상시험을 직접 이끌고 있다.

이 보형물은 수술용 봉합사에 수십 년간 사용되어 온 폴리카프로락톤(polycaprolactone)이라는 고분자 물질로 제작된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격자 모양의 구조물은 무게가 10g(100cc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고, 90%가 다공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술 과정은 환자의 복부나 허벅지 등에서 채취한 지방을 보형물 내부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입된 지방 속 성장인자와 줄기세포가 격자 구조를 따라 성장하며 새로운 조직을 형성하고, 보형물 자체는 2~3년에 걸쳐 서서히 체내에 흡수되어 사라진다. 결국 환자 자신의 조직만 남게 되는 원리다.

데바 교수는 이 기술이 “인체가 지닌 치유 및 조직 생성 능력을 활용하는 놀라운 재생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의료기술업체 ‘벨라세노(BellaSeno)’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된 차야는 유방절제술 후 변형된 가슴으로 평생을 살았던 할머니의 경험이 개발의 동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보형물이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미 42명의 호주 여성이 기존 실리콘 보형물을 이 신소재 보형물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았다. 임상시험 참여자 중 한 명인 카트리나 테일러 씨는 과거 실리콘 보형물 파열과 유방 보형물 질환(breast implant illness)으로 인해 극심한 흉통, 편두통, 탈모, 피로감 등 여러 증상에 시달렸다. 보형물 제거 후 건강을 회복한 그녀는 다른 여성들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주는 데 기여하고 싶어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테일러 씨는 수술 5개월이 지난 현재 “보형물이 몸 안에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라며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