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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밤 문화' 살리는데…시드니 청년들은 '공원'으로 간다

정부는 '밤 문화' 살리는데…시드니 청년들은 '공원'으로 간다

해 질 녘 시드니의 한 공원, 잔디밭에 깔린 페르시안 카펫 무대 위에서 전자 재즈 밴드의 연주가 울려 퍼진다. 돗자리에 앉아 자유롭게 몸을 흔드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NSW 주 정부가 되살리려는 전통적인 '밤 문화'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는 시드니의 밤 문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NSW 주 정부는 지난 3년간 '활력 개혁(vibrancy reforms)'이라는 이름 아래 도시의 밤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왔다. 2014년 주류 관련 폭력 사태 이후 도입된 록아웃 법과 팬데믹으로 침체된 라이브 음악계를 살리는 것이 목표다. 존 그레이엄 NSW 음악·심야경제부 장관이 주도하는 이 정책에는 연간 5,440만 달러, 총 1억 5천만 달러의 예산이 책정됐다. 정부는 소음 민원에 대한 카운슬의 권한을 축소하고, 심야 영업 허가를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며 라이브 음악 공연을 유치하는 업소에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정책의 성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2023년 3월부터 2025년까지 라이브 음악 인센티브를 신청한 업소는 320% 급증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라이브 음악이 창출한 경제적 효과는 약 55억 달러, NSW 경제에 기여한 부가가치는 27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인센티브가 주류 판매 시간 2시간 연장과 면허 할인에 집중되면서, 일부 업소에서는 '포키 펍' 구석에서 커버곡을 연주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부 정책이 간과한 더 큰 변화는 젊은 세대의 생활 방식 그 자체에 있었다. 치솟는 물가에 젊은이들은 비싼 입장료 대신 무료 공원 공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라트로브 대학의 아드리안 파루지아 연구원은 젊은 층의 음주량이 줄고 있으며, 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과거처럼 무분별한 유흥을 즐기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시드니 파크에서 공연을 기획한 존 트라우턴(28) 역시 "사람들은 새롭고 흥미로운 공간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복병은 주류 단속 경찰의 강압적인 태도다. 케이트 페어만 NSW 녹색당 의원은 "정부 한쪽에서는 돈을 쏟아부으며 밤 문화를 장려하는데, 경찰은 밤에 나온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문화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마약 탐지견을 동반한 경찰이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유명 LGBTQ 클럽을 포함한 여러 업소를 급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NSW 경찰 고위 관계자는 의회 조사에서 "오랫동안 굳어진 주류 단속 경찰 커뮤니티 내부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며, 경찰 수뇌부 차원에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세대의 가치관과 뿌리 깊은 경찰 문화라는 장벽이 시드니 밤 문화 부흥의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