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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속 서호주, 멸종위기 바다사자 지키기 총력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속 서호주, 멸종위기 바다사자 지키기 총력

호주 내륙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처음으로 확인되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서호주(WA)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1만 2000마리 이하에 불과한 호주 바다사자의 멸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호주 생물다양성·보존·관광부(DBCA) 해양과학 프로그램의 홀리 라우디노 수석 연구 과학자는 바이러스가 호주 바다사자 군집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남미 바다사자와 코끼리물범 등이 조류인플루엔자로 엄청난 피해를 봤다"며 "한 번식기에 수만 마리의 새끼가 폐사하는 사례도 목격됐다"고 밝혔다. 호주 바다사자는 남호주와 서호주에만 서식하고 있어,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종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조류인플루엔자는 포유류 간 전파가 가능하며, 번식기에 한곳에 밀집하는 바다사자의 특성상 한번 감염이 시작되면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새끼와 성체 모두 바이러스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호주 당국은 바이러스 유입에 대비한 선제적 보호 조치에 착수했다. 라우디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제럴턴 연안의 애브롤호스 군도에서 바다사자 새끼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쉼터를 추가로 건설하고, 남호주 군집에서 높은 폐사율을 유발했던 기생충인 구충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를 시험하는 방식이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라는 더 큰 위협에 앞서 다른 스트레스 요인을 줄여 개체군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머레이 연방 환경·수자원부 장관은 "취약종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강력하고 건강한 개체군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선제적 보호 활동이 바이러스의 잠재적 충격에 맞서고 회복할 최상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튜 스윈번 서호주 환경부 장관도 "호주 내 조류인플루엔자 검출로 인해 이 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최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서부에서 호주 최초의 내륙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후, 나루마와 웬트워스 인근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되는 등 호주 전역의 누적 확진 사례는 215건에 달했다. 라우디노 박사는 "주민들의 신속한 관찰과 신고가 매우 중요하다"며, 조기 발견과 대응을 위한 지역 사회의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