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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 잡히지 않는 목소리들…호주, 인구조사 사각지대 없앤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목소리들…호주, 인구조사 사각지대 없앤다

호주 통계청(ABS)이 인구조사(Census)에서 노숙인, 난민 등 취약계층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확한 통계가 정부 정책 수립의 기초가 되는 만큼, 사회의 가장 소외된 구성원까지 빠짐없이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수년째 콥스 하버 외곽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는 티모시 콜스 씨는 다음 주 노숙인 위기 지원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인구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호주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콥스 하버는 호주 내에서도 노숙인 밀집 지역 중 하나로, 이곳의 노숙인 지원 단체 '피츠 플레이스(Pete's Place)'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노숙인들이 인구조사에 참여하기까지는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피츠 플레이스의 팀장 안나 밀레트 씨는 일부 이용자들은 글을 읽거나 쓸 줄 몰라 서류 작성 자체를 두려워하며,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데이터 보호를 우려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신 건강 문제, 약물 및 알코올 중독, 가정 폭력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인구조사는 우선순위가 되기 어렵다.

이에 통계청은 해결책으로 현장 중심 전략을 채택했다. 에밀리 월터 통계청 대변인은 무료 급식소, 길거리 의료 시설 등 노숙인들이 자주 찾는 지원 서비스를 직접 방문해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을 위해 단 2페이지로 간소화된 맞춤형 인구조사 양식을 사용하는 등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의 인구학자 리즈 앨런 박사는 10대 시절 노숙 경험으로 1996년 인구조사에서 누락됐던 경험을 언급하며, 현재 통계청의 노숙인 정의와 데이터 수집 방식이 매우 섬세하고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계청이 임시 거처에 사는 이들의 상황을 민감하게 질문하고 필수 데이터를 수집할 전문 인력을 양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1년 인구조사 당시 집계된 호주 내 노숙인 수는 12만 2,494명으로, 2016년에 비해 5.2% 증가했다. 앨런 박사는 지난 인구조사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진행되어 정부의 노숙인 임시 주거 정책이 시행됐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조사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인구의 비율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도 난민 가정을 돕기 위해 16세 청소년이 자신의 모국어로 인구조사 안내 영상을 제작하는 등 사회 각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