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150주년 브리즈번 에카, 올림픽 앞두고 전통과 미래를 잇다

150주년 브리즈번 에카, 올림픽 앞두고 전통과 미래를 잇다

브리즈번의 대표 축제 '에카(Ekka)'가 150주년을 맞았다. 퀸즐랜드 주도인 브리즈번의 도심 개발이 가속화되고 2032년 올림픽 개최가 다가오는 가운데, 주최 측은 에카의 오랜 전통인 '시골 장터' 분위기를 지키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150년 전 첫 축제가 열렸을 당시 브리즈번의 인구는 2만 명에 불과했다. 주립 도서관에 보관된 1876년의 가장 오래된 사진 속 에카는 덤불로 둘러싸인 텅 빈 들판의 모습이다. 도서관 사서 인디아 딕슨 씨는 "당시 에카는 퀸즐랜드의 한 해를 통틀어 가장 큰 사교 행사이자 하이라이트였다"며 "퀸즐랜드 주민으로서 자신들이 생산한 것들을 뽐낼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에카의 역사는 '쇼위(showie)'라 불리는 축제 상인 가족들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4대째 쇼위로 일하고 있는 브론윈 브리지워터 씨의 가족이 대표적이다. 그녀의 증조부는 1920년대에 회전목마를 운영했고, 조부모는 '대그우드 도그(핫도그의 일종)'를 팔았다. 특히 그녀의 할머니는 곡예사, 명사수, 뱀 조련사로 활약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그녀의 형제자매들은 조상들이 장사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대그우드 도그 가판대를 이어가고 있다.

브리지워터 씨는 "쇼위들과 에카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축제장 거리를 걸을 때마다 향수를 느끼지만, 변화에 대해 아쉬움은 없다고 덧붙였다. "분위기는 변했지만 그게 바로 인생"이라며 "모든 것은 변하고, 계속 발전해야만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에카를 주관하는 왕립 농업·산업 협회(RNA)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적응해왔다. 과거에는 코알라 가죽이 전시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코알라 사냥이 금지됐다. 최근에는 브리즈번 보웬힐스에 위치한 22헥타르 규모의 축제 부지에 호텔, 주거용 아파트, 상업 지구가 들어서는 등 대대적인 재개발이 이루어졌다.

RNA의 브렌던 크리스토우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재개발이 에카를 도심에 남기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주의 축제들이 도시 외곽으로 이전해야 했던 것과 달리, 우리는 '시골이 도시로 온다'는 개념을 지키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을 앞두고 축제 부지에는 1,800세대의 아파트(선수촌으로 사용 후 일반 주택으로 전환)와 2만석 규모의 신규 경기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에카는 2032년에 역사상 다섯 번째로 열리지 않게 된다. 그러나 크리스토우 CEO는 "올림픽의 일부가 되어 향후 150년을 지탱할 기반 시설 투자를 받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