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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살인적 폭염에 펄펄 끓는다…산불·에너지 위기 덮쳐

유럽, 살인적 폭염에 펄펄 끓는다…산불·에너지 위기 덮쳐

유럽 대륙이 전례 없는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 중인 유럽은 올여름 기록적인 고온과 파괴적인 산불로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최근 폭염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수요일 최고 기온이 41.2도까지 치솟으며 관측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슬로바키아 국경 근처의 바트 도이치-알텐부르크에서 기록된 이 온도는 바로 전날 빈에서 세워진 41도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이탈리아 역시 주요 도시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으며, 일부 지역 기온이 40도에 육박했다. 로마의 폭염으로 인해 바티칸은 교황의 수요 일반 알현을 성 베드로 광장이 아닌 실내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폭염은 대형 산불로도 이어졌다. 그리스에서는 아테네 북서쪽 휴양지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천 헥타르의 농지가 불에 탔다. 강풍을 타고 번진 이 불은 진동하는 전선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주불은 잡혔으나 소방관 수백 명이 재발화 방지를 위해 현장에 남아있다. 알바니아 남부 말라카스터 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약 15가구가 가축과 함께 대피했으며, 지로카스터 남부 산악 지대에서는 번개로 추정되는 또 다른 산불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가뭄과 폭염은 에너지 및 물류 위기도 초래했다. 헝가리에서는 다뉴브강 수위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대부분 중단해야 했다. 이로 인해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자 정부는 기업과 가정에 전력 소비를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슬로베니아의 크르슈코 원전 역시 사바강의 고온과 낮은 유량으로 인해 원자로 출력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라인강 수위도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일부 화물선 운항이 중단되거나 운송량을 대폭 줄이는 등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폭염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몰도바는 목요일 기온이 38도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국민에게 저녁 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과 물 소비를 줄여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례없이 덥고 건조한 여름은 농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영국의 경우 올해 곡물 수확량이 1984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