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의 '눈 내리는 겨울'은 옛말…기록적 '눈 가뭄' 현실로

뉴사우스웨일스(NSW)주가 30년 연속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면서, 한때 겨울의 상징이었던 눈 내리는 풍경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드니에서 불과 30km 떨어진 블루마운틴 지역은 4년째 눈이 쌓이지 않아 관측 사상 가장 긴 '눈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21세기 이전만 해도 NSW 그레이트디바이딩산맥 일대에서는 겨울철 눈을 흔하게 볼 수 있었으며, 때로는 서부와 해안 지역까지 눈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1900년에는 블루마운틴에 거의 1미터, 배서스트에 70cm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고, 1910년에는 산악 지대에서 내린 눈이 시드니 센트럴역에 도착한 기차 위에 그대로 쌓여있을 정도였습니다.
블루마운틴의 오랜 주민들은 과거의 풍경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1955년 레우라로 이주한 에드워드 토마스 씨는 1960년대 중반 겪었던 폭설을 회상하며 "다음 날 아침 크리스마스카드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 펼쳐졌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눈이 장화 속을 가득 채울 만큼 깊게 쌓였고, 기차 운행이 중단되고 모든 도로가 폐쇄되어 아무도 출근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십 년 사이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NSW의 겨울 평균 기온이 지난 50년간 약 1도, 20세기 초에 비해서는 1.5도 상승한 것이 결정적 원인입니다. 기후학적으로 이는 엄청난 변화로, 해발 1,100미터에 불과한 블루마운틴 같은 지역에서는 0도의 강설 조건을 1~2도의 진눈깨비나 비로 바꾸기에 충분합니다. 이처럼 미미한 온도 상승이 눈을 비로 바꾸는 것입니다.
기온 상승 외에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열대 바람 순환의 확장으로 남쪽의 한랭전선이 남하하고, 블루마운틴에 폭설을 몰고 오던 동해안 저기압의 발생 빈도 또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더라도 눈을 만들 구름과 수분이 부족해진 것입니다.
공식적인 강설 데이터는 부재합니다. 호주 기상청(BOM)이 공식적으로 눈을 기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랙히스 주민인 린지 피어스 씨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등 지역 주민들이 모은 방대한 자료와 주민들의 기억은 최근의 전례 없는 '눈 가뭄'이 사실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