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문자 한 통으로 결혼이 끝났다… 실패 아닌 새로운 시작

작가 빅토리아 해넌(Victoria Hannan)은 28세에 문자 메시지 한 통으로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흔히 이혼을 인생의 큰 재앙 중 하나로 여기지만, 그녀에게 이혼은 세상이 무너지는 사건이라기보다 조용한 행정 절차에 가까웠다. 변호사나 법정 다툼, 재산 분할을 둘러싼 극적인 갈등도 없었다.
그녀는 20세에 만난 남편과 4년간의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결혼이 파탄에 이른 것은 누군가의 배신이나 용서할 수 없는 잘못 때문이 아니었다. 해넌은 27세 무렵부터 자신이 20세 때의 모습에 갇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방식과 시도해보고 싶은 새로운 자아가 있었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된 결혼이라는 틀 안에서 성장이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의 공동 자산이라고는 이케아 냄비 하나와 TV 시리즈 DVD 컬렉션이 전부일 정도로 이혼 과정은 간단했다. 당시 영국에 거주하던 두 사람은 호주에 있는 서류를 통해 이혼 절차를 마무리했다. 법원에 출두할 필요도 없었다. 전남편이 서류 처리가 완료되었다는 사실을 전화로 확인한 뒤,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온 것이 끝이었다.
이혼 초기, 해넌은 이별의 슬픔과 대중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수치심에 시달렸다. 때로는 ‘첫 이혼’이라며 농담으로 넘기려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그녀는 이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녀는 이혼이 비극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렀을 경우 닥쳤을 비극을 피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를 새롭게 그려나갈 수 있다는 희망과 자유를 느낀 것이다. 해넌은 사회적으로 결혼을 성공, 이혼을 실패로 규정하며 인내를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때로는 결혼을 끝내는 것이 더 희망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