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쓰레기 된 스페이스X 로켓, 의도치 않게 달과 충돌 예정

1년여 전 달 탐사선 2기를 쏘아 올렸던 스페이스X 로켓의 잔해가 통제 불능 상태로 표류하다가 달과 충돌할 예정이다. 우주 추적 전문가 빌 그레이는 이 로켓 상단부가 오는 수요일, 소리보다 7배 빠른 시속 8,700km의 속도로 달의 서쪽 아인슈타인 충돌구 인근에 부딪힐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충돌은 TNT 3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하며, 폭 27미터, 깊이 5미터가량의 새로운 충돌구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충돌 시 발생하는 섬광은 1초 미만으로 짧아 관측이 어려울 것이지만, 충돌로 인해 수 킬로미터에 걸쳐 솟아오르는 파편과 먼지 기둥은 망원경으로 수십 분간 관측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과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충돌 전후의 현장을 촬영할 예정이며, 특히 다누리는 충돌 2분 전 로켓 잔해의 수 킬로미터 이내로 근접 비행한다.
길이 12미터, 무게 4,500kg에 달하는 이 로켓은 2025년 1월 15일 민간 달 착륙선 2기를 발사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탑재됐던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블루 고스트'는 민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으나,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착륙선은 파괴됐다. 스페이스X가 의도적으로 로켓을 달에 충돌시키려 한 것은 아니며, 전문가들은 로켓을 태양 궤도로 진입시켰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는 과학자들에게 귀중한 연구 기회를 제공한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벤저민 페르난도는 "우주 파편 충돌이 미래의 우주비행사들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예측이 어려운 자연 운석 충돌과 달리, 궤도가 추적된 인공물의 충돌은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2022년 중국 로켓 잔해가 달 뒷면에 충돌한 이후 두 번째로 기록되는 의도치 않은 로켓 충돌이다.
이번 충돌은 점점 더 심각해지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상기시킨다. 전문가 빌 그레이는 "우주 공간이 점점 붐비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은퇴한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도웰은 미래에 달에 장기 기지가 건설될 경우 비슷한 충돌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혼란스러운 궤도에 로켓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등이 달 유인 탐사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주 쓰레기 감시와 교통 통제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