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주 기업 실적 발표 시즌 개막…'12% 성장' 이면의 경고등

호주 기업 실적 발표 시즌 개막…'12% 성장' 이면의 경고등

커먼웰스 은행, BHP, CSL 등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수백 개의 주요 기업들이 향후 몇 주에 걸쳐 연례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시즌(reporting season)'에 돌입한다. 이 기간 기업들의 성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호주 상위 200대 기업의 지난 회계연도 평균 이익 성장률이 1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UBS의 주식 전략가 리처드 셸바흐에 따르면 이는 지난 4년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장기 연평균 성장률인 4.5%를 크게 웃도는 뛰어난 실적이다. 하지만 이는 자원 및 금융 부문의 호조에 크게 기댄 수치로, 이 두 업종을 제외하면 실제 성장률은 2.5%에 그친다.

투자자들이 과거 실적보다 더 주목하는 것은 기업들이 제시하는 '미래 전망(forward guidance)'이다. 그러나 이 부문에서는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셸바흐 전략가는 "호주의 이익 모멘텀이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됐다"며, 이전까지 시장을 지지해온 자원 부문을 포함한 11개 주요 ASX 업종 모두에서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관적 전망의 배경에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 텐캡(Ten Cap)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준 베이 리우는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은 고금리의 파급 효과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내수 중심 기업들이 훨씬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셸바흐 역시 금리 인상과 주택 시장을 둘러싼 심리 악화가 상황을 바꿔 놓았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 기간 동안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컴섹(CommSec)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적 발표 시즌에는 발표 당일 주가가 10% 이상 급등락한 기업이 전체의 5분의 1에 달했다. AMP의 최고투자책임자 애나 셸리는 "실적 시즌은 호주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매우 좋은 지표"라며 "대부분의 연금(Superannuation) 펀드에서 호주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에 달하는 만큼 기업 실적은 연금 수익률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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