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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가방이 걷어차인다? 공항 수하물 처리 시스템의 숨은 진실

내 여행가방이 걷어차인다? 공항 수하물 처리 시스템의 숨은 진실

공항에 맡긴 내 위탁 수하물은 과연 어떻게 처리될까? 최근 한 기자가 캔버라 공항(CBR)의 수하물 처리 시설을 방문한 뒤, 다시는 소프트 케이스 여행 가방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경험담이 눈길을 끈다.

수하물 처리 시스템은 전 세계 공항 운영의 핵심으로,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효율적이다. 캔버라 공항의 경우 연간 약 300만 명의 승객을 처리하는 비교적 작은 공항이지만, 이곳의 자동화 시스템 역시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수많은 가방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바코드를 스캔하고 각자의 목적지로 분류된다.

이 과정에서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키커(kicker)'라고 불리는 장치였다. 공항 직원은 "키커를 한번 보고 나면 다시는 가방에 유리병을 넣지 않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의 말대로, 컨베이어 벨트의 갈림길에 다다른 여행 가방 하나가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금속 블록에 세게 얻어맞더니 다른 벨트로 튕겨 나갔다.

'고속 기계식 전환 장치'로 불리는 키커는 압축 공기를 이용해 수하물을 한 벨트에서 다른 벨트로 밀어내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장치의 힘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키커는 약 30kg에 달하는 무거운 가방도 밀어낼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으로 설정되어 있어, 작고 가벼운 천 가방이라도 동일한 충격을 받게 된다. 말 그대로 가방을 '걷어차는' 셈이다.

캔버라 공항은 규모가 작아 키커가 몇 개 없지만, 더 크고 복잡한 허브 공항일수록 수하물은 항공기 화물칸에 실리기 전까지 여러 번의 '킥'을 당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공항이 키커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가방을 부드럽게 밀어내는 문(gate) 방식의 장치를 사용하지만, 상당수 공항이 여전히 키커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여행객은 자신의 가방이 어떤 시스템을 거치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면 여행 가방 선택에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옷가지처럼 파손 위험이 없는 물건만 담는다면 부드러운 소재의 가방도 문제없겠지만, 깨지기 쉬운 기념품이나 물건을 넣을 계획이라면 외부 충격에 강한 하드 케이스 여행 가방이 훨씬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