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네이션 빅토리아주 새 대표, 스스로 '음모론자' 자처

폴린 핸슨 대표가 이끄는 호주 정당 원네이션(One Nation)이 스스로를 '음모론자'라고 칭하는 워런 피커링(Warren Pickering)을 빅토리아주 신임 대표로 공식 임명했다. 핸슨 대표는 이번 주 멜버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커링을 포함한 9명의 11월 주 총선 후보를 발표했다.
피커링은 호주 정부 정책이 외국의 '글로벌리스트' 파벌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위대한 리셋(great reset)'을 촉발하기 위해 세계 경제가 의도적으로 붕괴되었다는 주장을 펼쳐온 인물이다. 극단주의 연구가들은 피커링이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세계를 움직이는 폭압적인 글로벌 엘리트'라는 개념이 역사적으로 반유대주의에 뿌리를 둔 오랜 음모론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한다.
43세의 한부모 가장인 피커링은 과거 벽돌공으로 일했으며, 군대에서 전투 공병으로 복무하며 중동에 파병된 경력이 있다. 그는 팬데믹 기간 중 BHP 광산회사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조치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말 원네이션에 합류할 목적으로 빅토리아주로 이주했으며, 이후 코로나19 봉쇄 및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자유 운동(freedom movement)'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2024년 5월 빅토리아주 의사당 앞에서 연방정부의 디지털 ID 시스템에 반대하는 집회를 조직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음모론자의 시각으로 볼 때 이 법안은 더 높은 곳, 즉 세계경제포럼(WEF)이나 유엔(UN) 같은 곳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집회에 연사로 초청된 전직 배우 데미안 리처드슨은 "글로벌리스트들이 호주의 인종 구성을 바꾸기 위해 이민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리처드슨은 같은 해 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주최한 행사에서 나치식 경례를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피커링의 임명은 지난달 같은 당 소속 맬컴 로버츠 상원의원이 반유대주의적 내용이 담긴 자료를 공유해 비난받은 직후에 이루어졌다. 피커링 자신도 2025년 12월 한 집회에서 이민 및 기후 변화 정책 등이 "선출되지 않은 외국의 관료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피커링은 2022년 주 총선과 2025년 연방 총선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으며, 이번에는 멜버른 동부 외곽의 파큰햄(Pakenham) 선거구에 하원의원 후보로 나선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원네이션은 22%의 1차 투표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상원의원 후보 7명 전원이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피커링은 "우리는 공식적으로 거대 양당에 경고하며, 집권을 목표로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