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우려에 닭은 실내로…'방사 유정란' 표시는 그대로

호주 당국이 조류인플루엔자(H5) 확산 방지를 위해 닭을 실내에서 사육하는 양계 농가도 한시적으로 '방사 유정란(free-range)' 표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조류독감으로부터 가금류를 보호하기 위해 주 정부의 권고에 따라 닭을 실내로 옮긴 방사 유정란 농가에 대해 표시 기준 위반 단속을 유예하는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본래 방사 유정란으로 판매되려면 헥타르당 1만 마리 이하의 사육 밀도를 유지하고 닭이 야외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ACCC는 야생 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늘면서 가금류 농장으로의 전파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믹 키오 ACCC 부의장은 "아직 호주 가금류 산업에서 H5 바이러스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야생 조류에서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CCC는 단속 유예의 조건으로 농가가 소비자에게 현재 상황을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했다. 키오 부의장은 "농가는 닭을 실내에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통업체와 소비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ACCC는 유통업체가 매장 선반에 '현재 상황으로 인해 일부 닭이 실내에서 사육될 수 있음'과 같은 안내문을 부착하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부 생산자는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빅토리아주 남서부에서 목초 방사 유정란 농장 '프로비도어 팜(Providore Farm)'을 운영하는 잭 제프리스 씨는 "정부 명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실내 사육 중'이라는 스티커를 기존 포장 용기에 붙이는 방식이 더 낫다"고 제안했다. 그는 계란 포장 용기를 새로 주문하려면 2~3개월이 걸리고 최소 주문 수량이 6만 개에 달해 포장 변경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몇 달씩 닭을 실내에 가둬두고도 방사 유정란으로 판매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현재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등 일부 주에서는 자발적인 실내 사육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만약 주 정부가 의무적인 실내 사육 명령을 발동할 경우, ACCC의 단속 유예 조치는 90일로 제한된다. ACCC는 현재의 단속 유예 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