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주 '획일적 교육' 강화 논란…몬테소리 과정 폐지 수순

빅토리아주의 한 공립학교에서 몬테소리 교육 과정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주 정부의 교육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멜버른 북동부에 위치한 템플스토우 칼리지(Templestowe College)는 7~9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해 온 몬테소리 과정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레아 학생의 어머니 미셸 씨는 복합적인 건강 문제로 병원 치료를 병행하는 딸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 방식의 몬테소리 교육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병원에 다녀온 뒤 학교에 복귀했을 때, 다른 학생들의 진도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불안감 없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학습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과정 폐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셸 씨를 비롯한 비판가들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빅토리아 주 정부가 2024년 도입한 새로운 교육 지침 '빅토리아 교육 및 학습 모델 2.0'(VTLM 2.0)을 지목한다. 이 지침은 모든 공립학교가 2028년까지 '명시적 교수법(explicit instruction)'을 교육 현장에 완전히 도입하도록 의무화했다. 명시적 교수법은 교사가 주도하여 지식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명확하게 설명하고 시연하는 방식으로, 학생 중심의 탐구형 학습을 강조하는 몬테소리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VTLM 2.0 도입 발표 이후, 빅토리아주에서는 템플스토우 칼리지를 포함한 공립학교 두 곳의 몬테소리 과정과 한 곳의 슈타이너 과정이 폐지되거나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이로써 빅토리아주 공립학교에 남은 몬테소리 과정은 단 한 곳, 슈타이너 과정은 다섯 곳뿐이다. 주 교육부는 “대안 교육 과정 운영 여부는 개별 학교의 결정 사항이며, 교육부가 특정 교육 과정의 폐지를 지시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몬테소리 오스트레일리아의 마크 파월 교육 서비스 국장은 “2028년이라는 명확한 시한을 두고 불일치하는 프로그램을 폐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의무 지침이 발표된 후 세 개의 대안 프로그램이 문을 닫은 것은 정책 설계의 결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몬테소리 교육이 지난 한 세기 동안 국제적으로 효과를 인정받은 증거 기반 방법론이며, 특히 신경다양성을 가진 학생들을 포함한 다양한 학습자에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VTLM 2.0 설계에 협력한 호주교육연구기구(AERO)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연방 정부는 AERO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담긴 KPMG의 독립 보고서를 “심각한 평판 훼손”을 유발할 수 있다는 AERO 측의 주장과 주정부-연방정부 간 관계 손상 우려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