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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괜찮아… 멜버른 외곽 스코어스비의 재발견

우리 동네는 괜찮아… 멜버른 외곽 스코어스비의 재발견

호주 멜버른의 수많은 외곽 지역 중 하나인 스코어스비(Scoresby). 이곳은 누군가에게는 아름답게,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곳이다. 10년 넘게 이곳에 거주한 한 주민의 시선을 통해 스코어스비의 숨겨진 모습과 변화를 들여다본다.

스코어스비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존재한다. 바쁜 스터드 로드(Stud Road)를 기준으로 한쪽은 신축 주택과 넓은 도로, 세련된 식당이 즐비한 '더 좋은 동네'로, 다른 한쪽은 비교적 평범하고 오래된 주택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뉜다. 이 주민이 거주하는 곳은 후자다. 인근의 원터나 사우스(Wantirna South)만큼 인기 있거나, 공원 속 현대적인 주택이 많은 로빌(Rowville)만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적당한 크기의 집과 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중교통은 열악한 편이지만, 1969년부터 논의만 무성할 뿐 실현되지 않고 있는 철도 계획으로 불편을 겪는 로빌보다는 사정이 낫다. 스코어스비가 멜버른 최고의 교외 지역 목록에 오를 일은 없을지라도, 최악의 지역으로 꼽히지도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멜버른 교외 지역처럼 '눈에 띄진 않지만 살기엔 괜찮은' 곳이다.

하지만 평범함 속에서도 스코어스비는 나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870년대에 지어진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하얀색 교회가 아시아 식료품점, 빵집, 반미 카페, 스리랑카 식당 등이 어우러진 스코어스비 빌리지 쇼핑센터 옆에 자리하고 있다. 현대적인 개발 이전에는 멜버른의 브뤼셀 스프라우트(방울다다기양배추) 공급을 책임지던 농장 지대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지역 명소였던 캐리비안 가든스(Caribbean Gardens)는 1960년대 보트 제조 공장에서 시장으로 변모해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다. 복고풍 놀이기구와 여러 물품을 구할 수 있었던 이 시장은 2020년 문을 닫았고, 호숫가 부지는 현재 축제나 행사장으로 가끔 사용된다. 인근의 캐리비안 롤러라마 스케이트장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지난 10년간 스코어스비는 큰 변화를 겪었다. 낡은 주택이 헐리고 그 자리에는 현대적인 대형 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이 들어섰다. 합리적인 주택 가격에 이끌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유입되면서 인구 구성도 다채로워졌다. 이제 동네에서는 크리스마스뿐만 아니라 디왈리, 춘절을 기념하는 집 장식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주민은 조용한 주택가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거의 모든 집에서 이웃들이 구경이 아닌 도움을 주기 위해 밖으로 나왔던 경험을 회상하며, 분열의 시대에도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웃을 돕는 따뜻한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