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에 호주 자동차 시장 격변… 신차 절반은 전기차

호주에서 고공 행진하는 유가를 피해 전기차(EV)나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운전자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호주에서 판매된 신차의 절반이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자동차협회(AAA)가 발표한 새로운 수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에 판매된 신차 약 33만 대 중 전통적인 내연기관(휘발유·경유) 차량은 16만 7,840대였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며 구매자들의 선호도가 극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줬다. 1년 전만 해도 신차 시장의 72%는 내연기관 차량이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2분기 신차 판매량 중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는 20%, 하이브리드는 17.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10.6%를 기록했다. 특히 순수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1분기 3만 4,434대에서 2분기 6만 9,414대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중형 SUV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점유율이 연초 60%에서 2분기에는 거의 80%까지 치솟았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내연기관차 가격은 하락한 반면, 중고 전기차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상승했다.
이러한 전기차 판매 급증의 배경으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지목됐다. 연방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최근 종료되면서 이번 주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무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짐 차머스 연방 재무장관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유가 급등의 고통을 덜어주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는 소득세 감면, 유급 육아휴직 확대 등 다른 방안으로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차머스 장관은 또한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부당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주유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근거 없는 가격 인상은 ACCC의 엄중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법을 위반하는 주유소는 수백만 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인 흄 자유당 부대표는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데 실패해 국민들이 고통을 겪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내연기관 차량 운전자를 위한 유류비 절약 방법도 제시됐다. 전국도로자동차협회(NRMA)의 시드니 시장 분석에 따르면, 저가 무연 휘발유인 E10과 고급 휘발유(Premium 98)의 가격 차이가 리터당 29센트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55리터 연료탱크를 채울 경우 약 16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NRMA 측은 "자신의 차량이 고급 휘발유를 필수로 요구하지 않는다면, 더 저렴한 연료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절약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2000년 이후 생산된 대부분의 휘발유 차량은 E10을 사용할 수 있지만, 주유 전 반드시 본인 차량과의 호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