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선수에서 SNS 거물로, 호주 풋볼 판 흔드는 인플루언서

호주풋볼리그(AFL)에서 단 26경기를 뛰고 은퇴한 댄 고린지(Dan Gorringe)가 이제는 일부 구단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소셜미디어 스타로 떠올랐다. 거친 입담과 필터 없는 콘텐츠로 젊은 팬들을 사로잡으며, AFL 공식 파트너로까지 발돋움했다.
고린지의 디지털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7만 8천 명으로, 그가 데뷔했던 골드코스트 선즈 구단의 두 배가 넘는다. 유튜브 구독자(4만 3천여 명)는 또 다른 친정팀 칼튼 블루스보다 50% 가까이 많고, 틱톡 팔로워(29만 8천여 명)는 두 구단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콘텐츠 기술 플랫폼 '패뷸레이트'의 네이선 파월 최고전략책임자는 고린지가 호주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독립 스포츠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라며, 특히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18~34세 남성 팬층을 집중적으로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영향력에 주목한 AFL은 고린지를 젊은 팬층 공략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낙점했다. AFL은 고린지와 함께 경기 실시간 중계를 보며 팬들과 소통하는 '워치얼롱(Watchalong)' 콘텐츠를 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과 Kayo, 7plus 등을 통해 선보였다. AFL의 벡 하그스마 고객·상업 부문 책임자는 이를 '팬 경험 전략의 급진적 변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의 거침없는 모습과 달리 선수 시절의 그는 정반대의 성격이었다는 사실이다. 그의 첫 시니어 코치였던 가이 맥케나는 고린지를 "매우 반듯한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칼튼 시절 팀 동료이자 절친인 샘 도허티 역시 그가 라커룸에서 주목받는 유형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내성적이고 사회적으로 불안해하는 면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소수의 동료와만 농담을 나누던 조용한 선수였다는 것이다.
고린지는 2010년 드래프트 10순위로 지명됐지만, 선수로서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전통적인 미디어 문법을 따르지 않는 소셜미디어의 세계에서 성공 공식을 새로 썼다. 그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며, 10명이 넘는 전담 직원과 파트타임 스태프가 콘텐츠와 상업적 파트너십을 관리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