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재경기 파란 끝에… 호주 육상 베테랑, 감격의 동메달

호주 대표팀의 베테랑 선수 엘리자 올트-코넬(44)이 글래스고 커먼웰스 게임 여자 1500m T54 휠체어 육상 결선에서 극적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차례의 충돌 사고와 재경기라는 우여곡절 끝에 얻은 값진 결과다.
사건은 첫 번째 결선 경기에서 발생했다. 캐나다의 난디니 샤르마 선수가 올트-코넬의 진로를 방해하면서 극적인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샤르마는 실격 처리와 함께 은메달을 박탈당했다. 올트-코넬은 즉각 항의했고, 주최 측은 이를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재경기를 결정했다. 이 결정에 대해 잉글랜드 선수단장은 "너무 늦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럽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트-코넬은 자신에게 찾아온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금요일 스코츠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재경기에서 그는 초반부터 3명의 선두 그룹에 합류했고, 스코틀랜드의 멜라니 우즈(금메달)와 모리셔스의 노에미 알퐁스(은메달)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맨체스터 대회에서 데뷔와 함께 동메달을 딴 지 24년 만에 다시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올트-코넬은 경기 후 "지난 며칠은 정말 엄청났다"며 "재경기를 통해 모든 선수가 좋은 컨디션에서 최선을 다할 기회를 얻은 것이 모두가 원했던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선수 생활 막바지에 이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을 표했다. 10대 시절 수막구균성 질환으로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그는 충돌 당시 안쪽 레인에 갇혀 피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이번 재경기 결정으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샤르마의 실격 후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승계받았던 잉글랜드의 엘리스 코타스와 호주의 미카엘라 딩글리는 재경기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생애 첫 커먼웰스 게임에 출전한 딩글리는 6위로 경기를 마쳐 안타까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올트-코넬은 "가혹하지만 그것이 레이스"라며 "이런 경험들이 선수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동료를 위로했다.
올트-코넬은 이번 대회에 세 자녀와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여행 경비 문제와 더불어 전남편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이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하며 "아이들이 꽤 강인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1500m 재경기가 끝난 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동료 에이미 피셔와 함께 400m T54 결선 진출 자격을 얻는 저력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