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택 건설 승인 5년래 최고…시장 냉각 신호는 뚜렷

호주의 주택 건설 승인 건수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연방 정부의 세제 개편과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의 위축 신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호주 통계청(AB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26 회계연도에 승인된 주택, 아파트, 유닛, 타운하우스 등 신규 주택 건설 건수는 약 20만 5,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치이며, 저금리와 주택건설 지원금(HomeBuilder) 정책이 시행됐던 2020-21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특히 수도특별자치구(ACT)가 41.9%, 퀸즐랜드가 23.3%, 뉴사우스웨일스(NSW)가 6.1% 급증하며 전체 승인 건수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주택 공급난 해소는 요원해 보입니다. 이번 승인 건수는 인구 증가세를 감당하기 위해 매년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는 19만 채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지만, 2020년대 말까지 120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려는 연방 정부의 목표치에는 총 8만 6,000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10년 전 기록했던 연간 최고 승인 건수보다는 3만 3,000채가 적습니다.
마스터 빌더스 오스트레일리아의 데니타 원 최고경영자(CEO)는 “주택 공급 위기 속에서 공급을 늘리고 건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을 앞둔 건설 수요 급증과 기반 시설 확충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건설 비용 상승은 시장의 주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커먼웰스 은행의 루신다 제로긴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가 건설 활동을 제약하는 가운데, 중동 분쟁과 관련된 공급망 차질이 건설 비용 상승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세라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건설 비용 상승의 한 원인이라고 언급하며, 건축업자들이 유리에서 플라스틱 파이프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재 가격 인상에 직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RBA가 올해 단행한 세 차례의 금리 인상 효과가 아직 경제 전반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고, 5월 연방 예산안에 포함된 네거티브 기어링 및 양도소득세 관련 세제 개편이 부동산 부문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실제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NAB(호주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1분기 대비 15% 감소했습니다. 웨스트팩 은행 역시 지난달 투자자 대출 신청이 20%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산안 발표 이후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투자자 수가 급감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탈리티(Cotality)에 따르면 지난주 경매 낙찰률은 약 50%로,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5%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