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테러 연루 시민 귀국 차단' 법안에 "위헌, 30초도 못 버틸 것"

호주 정부가 테러 조직과 연계된 자국민의 귀국을 막으려는 원내이션당의 입법 추진에 대해 "연방대법원에서 30초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위헌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포퓰리즘 정당 원내이션은 오는 8월 의회가 재개되면 '해외 테러 전투원으로부터 호주인 보호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린 핸슨 대표가 주도하는 이 법안은 테러 연루자에 대한 여권 취소·발급 거부 권한을 강화하고, 이들의 입국을 막는 '배제 명령'을 신설하며, 테러 혐의자에 대한 보석법 강화를 골자로 한다. 이는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호주 출신 ISIS 대원 타레크 캄레가 이라크 교도소에 생존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나온 움직임이다.
토니 버크 내무부 장관은 목요일 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원내이션의 제안이 헌법이 허용하는 테러 관련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국가는 자국민을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며 "원내이션의 법안은 연방대법원에서 30초 만에 기각될 것이라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법안이 선례를 남길 경우, 다른 국가들도 자국 출신 범죄자들의 송환을 거부할 명분을 주게 되어 호주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크 장관은 호주가 매년 아동 성범죄자, 살인범, 가정폭력 가해자 등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약 750명을 출신 국가로 추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상대 국가도 그들을 원치 않지만, 자국민이기에 의무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우리가 외국인 범죄자를 추방하기 위해서라도 '자국민 수용 원칙'을 지키는 것이 호주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 역시 테러리스트에 대한 동정심은 없지만, 호주는 법의 지배를 따르는 국가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목요일 ABC TV에 출연해 "시민권은 헌법에 따른 특정 권리를 수반한다"며, 현 정부 출범 이전에 이미 ISIS에 가담했던 남성 45명이 호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총리는 정부가 이들의 귀국을 지원하지는 않겠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내이션 법안에는 테러 연루자의 귀국을 돕는 개인이나 단체를 처벌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버크 장관은 이 조항이 논쟁을 유발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하며, 과거 비슷한 시도에서는 송환을 돕는 항공사 승무원이나 미군까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뻔했다고 비판했다. 이 법안은 노동당의 지지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하지만, 연립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안보 분야에서 원내이션의 정책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