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물 경제와 분리된 '종이 위 부', 2600조 달러 거품 터지나

실물 경제와 분리된 '종이 위 부', 2600조 달러 거품 터지나

세계 자산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실물 경제 성장 없이 자산 가격 상승만으로 부풀려진 '거품'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주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자산은 약 2600조 호주 달러(미화 1조 8000억 달러)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자산 증가가 건전한 경제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 세계 가계 자산 증가액 5700억 달러 중 신규 설비 투자, 인프라 구축 등 실물 자본 형성을 통해 창출된 부는 20%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기존 자산의 가치 평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기인한 것으로, 자산 가치 상승률은 이미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도 4%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불균형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 증시의 경우 주식 가치가 기업 순자산의 2.4배까지 치솟았고, 중국의 기업 부채는 실물 자산의 80%에 달해 세계 평균(50%)을 크게 상회했다. 미국과 중국의 정부 부채 역시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거나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맥쿼리 캐피털의 빅토르 슈베츠는 이러한 현상을 금융자산의 성장이 실물 경제를 훨씬 앞지르며 분리되는 '초금융화(hyper-financialisation)'로 정의했다. 맥킨지 역시 자산 가치가 실질 GDP보다 빠르게 상승하면 자본이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대신 자산 재매입 등에 쏠리게 되고, 가계 자산은 장부상으로만 늘어날 뿐 급격한 조정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존 자산 소유자와 신규 진입자 간의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고서는 부풀려진 자산 시장이 조정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혁신이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실물 경제가 성장하고, 이것이 높은 자산 가치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반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자산의 실질 가치가 잠식되거나,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자산 가치가 급락하고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는 '리셋'을 겪는 것이 나머지 두 가지 비관적인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