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어 초밥, 일본 아닌 노르웨이의 발명품?…거대 산업의 그늘

연어 초밥, 일본 아닌 노르웨이의 발명품?…거대 산업의 그늘

오늘날 전 세계 초밥 전문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인 연어 초밥이 사실은 1980년대 노르웨이 정부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일본은 참치 초밥을 선호했으며, 기생충 감염 우려 등으로 날생선 연어를 기피하는 문화가 지배적이었다.

1980년대 중반, 노르웨이는 사나운 습성의 대서양 연어를 가두리 양식으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 대형 연어 조합이 파산하며 무려 3만 톤의 재고가 쌓이자, 노르웨이 정부는 새로운 판로 개척에 나섰다. 그들의 목표는 세계 최대의 잠재 시장인 일본이었다. 정부는 '프로젝트 재팬'이라는 이름의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재고 중 5천 톤을 일본에 판매하며 도쿄 주재 대사관에서 수입업자와 식당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끈질긴 노력 끝에 10년 후 노르웨이의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의 성공은 '사하라 사막에서 모래를 파는 격'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불어닥친 오메가3 열풍과 맞물려 연어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업은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며 국가적 자부심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 노르웨이는 전 세계 대서양 연어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어는 석유에 이어 두 번째로 큰 180억 달러 규모의 수출 산업이 되었다. 노르웨이 해안의 피오르에는 최대 20만 마리의 연어를 수용하는 거대한 원형 가두리 양식장이 즐비하며,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외딴 어촌을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양식장 바닥이 없는 개방형 그물 구조 탓에 연어의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가 그대로 바다로 배출된다. 이 유기물들은 비료 역할을 해 유해 녹조 현상을 유발하고, 이는 해양 생태계의 산소를 고갈시켜 해초 숲을 파괴하는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낳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은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연어 산업은 이제 노르웨이의 '새로운 석유'로 불리며 강력한 로비 단체의 지원 아래 정부의 확장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국가의 미래에 반대하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수십 년간의 호황이 낳은 생태학적, 윤리적 문제에 직면한 노르웨이는 이제 자국이 만들어낸 거대 산업의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