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 또 다른 폭염 앞두고 대형 산불과 사투

서유럽에 또다시 폭염이 닥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프랑스와 스페인 당국이 대형 산불 진화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양국 소방 당국은 기온이 다시 오르기 전 남은 이틀을 산불 통제를 위한 결정적인 시간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주 대서양 연안에서 시작된 산불이 유명 와인 산지인 보르도 시의 15km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보르도 외곽 세스타(Cestas) 시장인 제롬 스테페는 "이전에 본 적 없는 규모의 화재"라고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관광객과 지역 주민을 포함해 약 22만 명이 대피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피해 지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롤랑 레퀴르 재무장관은 이번 산불이 와인 생산과 관광업 중심지인 이 지역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인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수도 마드리드 서쪽 지역에서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으며, 약 10만 명의 주민이 대피했거나 대피소에 머물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마드리드, 톨레도, 아빌라 3개 주에 걸쳐 총 7만 7천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아빌라 지역의 산불은 스페인 근대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습니다. 동부 카스테욘 주에서는 스페인 내전 당시 묻힌 폭발물이 화염에 의해 터지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발생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페르난도 그란데-마를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수요일부터 기상 예보가 소방 작업에 매우 불리해지기 때문에 월요일과 화요일이 산불 대응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 기상청 역시 이번 주 후반 보르도 지역의 기온이 섭씨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7월 보르도와 아빌라 지역의 평균 최고 기온은 섭씨 32도로, 1961년에서 1990년 사이의 평년보다 거의 6도나 높았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사태를 두고 기후 변화의 영향을 지적하며 "산불이 더 흉포해지고 폭염은 더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자체적으로 날씨를 생성하며 시간당 수천 헥타르를 파괴할 수 있는 '6세대 산불'의 원인으로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의 공동 대응 체계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 터키가 스페인에 진화용 항공기를 보냈고, 포르투갈은 100명 이상의 군 인력과 장비를 파견했습니다. 스위스도 프랑스에 헬리콥터 2대를 지원하며 국제적인 공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