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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엄마의 비극, 호주 주산기 우울증 인식 바꾼 25년

한 젊은 엄마의 비극, 호주 주산기 우울증 인식 바꾼 25년

25년 전, '기젯(Gidget)'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한 젊은 호주 엄마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9개월 된 딸과 남편을 남겨둔 그의 비극적인 죽음은 호주 사회가 주산기 우울증 및 불안(PNDA)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루이즈(기젯의 본명)의 가족과 친구들은 깊은 슬픔과 함께 큰 충격에 빠졌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딸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누구도 그가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홀로 힘겨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의 완벽주의적이고 배려심 깊은 성격이 오히려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

25년 전 호주는 지금과 매우 달랐다. 정신 건강에 대한 대화 자체가 드물었고, 주산기 우울증과 불안에 대한 인식은 더욱 미미했다. 사회는 아기의 탄생을 축하했지만, 정작 엄마의 안녕을 묻는 데는 인색했다. 극심한 피로, 불안감, 절망감 등은 부모가 되는 과정의 일부로 치부되기 일쑤였고, 여성들은 '나쁜 엄마'라는 낙인이 두려워 침묵 속에서 고통받았다. 전문적인 지원 체계도 거의 전무했다.

루이즈의 죽음 이후, 슬픔에 잠겨 있던 그의 자매와 친구들이 모여 '기젯 파운데이션 오스트레일리아(Gidget Foundation Australia)'를 설립했다. 이 재단은 매년 수천 명의 호주인에게 필수적인 주산기 정신 건강 지원을 제공하는 전국적인 기관으로 성장했다. 재단의 초대 회장은 루이즈의 고통이 주변에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부모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나약함이 아닌 강함의 표시라는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지난 25년간 주산기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침묵 속에 고통받고 있다. 기젯 파운데이션이 최근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 중 41%는 자신이 '충분히 좋은 부모'가 아니라고 자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은 자신의 증상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약 3분의 1은 의료 전문가가 자신의 정신 건강에 대해 물어봐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수치는 인식과 실제 행동 사이의 격차를 보여준다. 많은 부모가 주산기 정신 건강 문제의 존재는 알지만, 정작 자신의 어려움은 도움을 받을 정도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다. 또한, 산후 검진 과정에서 의료 시스템이 아기의 건강에만 집중하느라 엄마의 정신 건강을 놓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기젯의 이야기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은 우리가 무엇을 몰랐는지가 아니라, 질문하고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것이다. 정신 질환은 종종 미소나 유능함 뒤에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젯 파운데이션 설립 25주년을 맞아 호주 사회는 큰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