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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위협 막고 선수 사생활까지…AFL 비밀 조직의 두 얼굴

범죄 위협 막고 선수 사생활까지…AFL 비밀 조직의 두 얼굴

호주풋볼리그(AFL)의 한 고위 인사는 타주에 머물던 중 AFL 진실성 및 보안 위원회(AFL Integrity and Security Unit)로부터 긴급 전화를 받았다. 그의 집 앞에 경찰이 주시하던 남성들이 탄 검은색 마세라티 두 대가 불을 켠 채 대기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집에는 그가 개인적, 재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선수를 돕기 위해 머물게 했던 선수는 없었고, 그의 가족들만 있었다. AFL 위원회는 즉시 경찰 정보에 따라 이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이 작전은 극소수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게 진행됐다.

이 사건은 AFL의 가장 비밀스러운 조직으로 꼽히는 진실성 및 보안 위원회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드문 사례다. 이 위원회는 원래 부패, 도핑, 조직범죄로부터 리그와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이 조직의 업무를 10점 만점에 9점으로 평가하며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들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문적이고 조용하며 중요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의 선수와 구단 인사의 신원은 안전을 위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위원회의 역할과 업무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위원회의 업무가 본래 목적을 넘어 선수들의 평판 관리나 도덕적 행위 감독까지 지나치게 확대되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고용주가 직원의 도덕적 행위를 어디까지 감독해야 하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위원회의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업무의 질과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위원회는 칼튼 클럽 전 회장 루크 세이어스가 연루된 부부간의 명예훼손 소송에도 개입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외에도 올해에만 경찰이 멜버른 소속 선수 스티븐 메이의 집을 방문한 이유, 도박 회사와 연관된 골드코스트 선즈 팀 매니저의 활동 적절성, 선수 엘리야 홀랜즈의 경기 전 행적, VFL 경기 중 동성애 혐오 발언 사용 여부 등 다양한 사안을 조사했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AFL 측은 성명을 통해 위원회의 책임 범위가 선수 및 관계자 행동 규정, 약물 방지, 도박 관련 진실성, 안전 보호, 주요 행사 보안, 위기 관리 등 모든 수준의 호주 풋볼에 걸쳐 크게 확대되었음을 인정했다. 또한 "범죄 관련 사안은 관할 경찰이 처리한다"고 선을 그으며, "업무의 규모와 복잡성이 커짐에 따라 리그와 구성원을 가장 잘 보호할 수 있도록 운영 모델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