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6세 미만 SNS 금지법', 빅테크의 의도적 무시 논란

호주의 세계 최초 16세 미만 소셜미디어(SNS) 이용 제한법을 두고 거대 기술 기업들이 법정 소송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 코프(News Corp)와 인터뷰한 내부고발자들은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eSafety 위원회의 벌금 부과를 유도해 법정 다툼의 길을 열 목적으로 미성년자들의 플랫폼 접속을 고의로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부고발자들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법률에 명시된 '합리적 조치(reasonable steps)'의 정의를 놓고 법원의 판단을 구하려 하고 있다. 만약 기업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호주의 강력한 규제를 약화시키고 세계 각국으로 비슷한 법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니카 웰스 연방 통신부 장관은 SNS 플랫폼들이 호주의 미성년자 연령 제한법을 '적극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정부가 빅테크의 위협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웰스 장관은 "이들 기업은 늘 하던 속임수로 호주 법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호주는 물러서지 않고 수십억 달러 기업의 이익보다 항상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기업들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메타(Meta)는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법규 준수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고 수십만 개의 16세 미만 계정을 삭제했으며 최근 새로운 연령 확인 도구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전직 엔지니어이자 내부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건은 메타가 미성년 사용자를 식별할 기술적 역량이 충분하다며 "16세 미만 아이들을 플랫폼에서 차단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 현장에서는 법 시행 이후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미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월, 10학년 학생인 클라라 양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친구들의 삶에서 SNS가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냅챗, 인스타그램, 틱톡 등이 모두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연령 제한을 우회하는 것도 '꽤 쉽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16세 미만 SNS 금지법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근 프랑스와 영국도 비슷한 연령 제한 조치를 도입했고 더 많은 국가가 관련 개혁을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호주에서의 법적 공방 결과가 전 세계 아동 온라인 보호 정책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