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에 반한 호주 댄서들 “한국은 새로운 LA, 우린 스타였다”

제니퍼 로페즈와 슈퍼볼 무대에 오르고 저스틴 비버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뉴질랜드 출신 골드코스트 댄서 카에아 피어스(Kaea Pearce)는 자신의 경력 최고의 경험으로 한국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새로운 LA”라고 평가했다.
피어스는 지난해 전 세계 여성 댄스팀이 경쟁하는 한국 방송 프로그램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로부터 호주 대표팀을 이끌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단 일주일 만에 'AG 스쿼드'라는 팀을 결성해 대회에 참가했다. AG 스쿼드는 일본의 오사카 오조 갱에 이어 최종 2위를 차지하며 한국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피어스는 "우리는 그저 백업 댄서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우리 자신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의 경험이 최고의 무대였다고 밝혔다. AG 스쿼드의 일원인 브리즈번 출신 댄서 다니카 맥켄지(Danica McKenzie) 역시 K팝 시스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방송 후 한국 투어 당시 팬들이 자신들을 연예인처럼 대우해줬다며 "한국에서는 댄서가 아티스트이자 아이돌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리피스 대학교의 도미니크 팔라(Dominique Falla) 부교수는 서울이 상업 안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중심지 중 하나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호주에서는 댄서가 뮤직비디오에 이름 없이 등장하는 '몸'에 불과하며, 인정받는 아티스트로 성장할 경로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K팝 산업은 안무를 음악 퍼포먼스의 핵심에 두며 댄서들을 독립적인 아티스트이자 경쟁자로 대우하고, 서구권과는 다른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팔라 부교수는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같은 프로그램이 출연자에게 명성을 안겨주지만, 댄서와 안무가의 일이 불안정한 프리랜서 계약, 과도한 스케줄, 저작권 인정 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맥켄지는 브리즈번의 댄스계가 재능 있는 인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부족해 많은 댄서들이 시드니나 멜버른, 혹은 해외로 떠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 역시 올해 말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활동할 계획이지만, 배운 것을 지역 사회와 나누기 위해 브리즈번을 계속 오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