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 주장 여성, 되려 자녀 접근금지... 법정 한번 못 서고 사망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의 주요 고발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 씨가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뒤, 오히려 법원으로부터 자녀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세상을 떠난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은 2025년 1월 9일, 서호주 던즈버러에서 가족 휴가 중에 발생했다. 주프레 씨는 남편 로비 주프레 씨에게 폭행당해 흉골이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로비에게 72시간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으나, 폭행 혐의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5일 뒤인 1월 14일 퍼스 지방법원에서 벌어졌다. 로비는 법원에 출석해 아내인 버지니아를 두려워하며 자녀들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버지니아가 없는 상태에서 20분간 진행된 심리(ex parte hearing)에서 판사는 로비의 주장을 받아들여, 버지니아에게 6개월간 15세와 17세인 두 자녀를 만나거나 연락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정폭력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판사에게는 로비에게 내려졌던 72시간 접근금지 명령이 불과 몇 시간 전에 만료되었다는 사실이나, 201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로비가 폭행 혐의로 기소돼 수감된 전력 등 중요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내용은 디 에이지(The Age)와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탐사 팟캐스트 '버지니아'를 통해 알려졌다.
명령을 통보받은 버지니아는 즉시 이의를 제기했지만, 법원 심리는 6개월 뒤인 2025년 7월 11일로 잡혔다. 이는 접근금지 명령 기간과 동일한 기간이었다. 버지니아의 올케인 아만다 로버츠는 "아이들은 그녀의 삶 그 자체였다"며 "그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버지니아는 법정에 서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한편 로비의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2025년 1월 버지니아의 행동 때문에 로비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원의 조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한 버지니아가 대중의 관심으로 인해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와 처방약 과다 의존"을 겪었으며, 이것이 그녀의 관점 변화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비와 아이들은 버지니아를 '사랑하는 아내이자 어머니'로 기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