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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필지에 조립식 주택 두 채는 '주택 단지'? 2년간 막힌 내 집 마련

한 필지에 조립식 주택 두 채는 '주택 단지'? 2년간 막힌 내 집 마련

호주 울런공시 불리(Bulli)에 사는 한 커플이 2년째 주택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자매와 함께 구입한 넓은 부지에 두 가족이 살 집을 각각 지으려던 계획이 시의회의 독특한 규정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크리스 로빈슨과 케이틀린 홈 커플은 홈 씨의 자매와 함께 1,840㎡에 달하는 부지를 매입했다. 자매의 조립식 주택(모듈러 홈)이 부지 뒤편에 이미 자리 잡은 상태에서, 이들 커플은 앞쪽에 자신들의 조립식 주택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울런공 시의회는 이 신청을 두 번이나 반려했다. 한 필지에 조립식 주택이 두 채 들어서는 것은 '제조 주택 단지(manufactured housing estate)'에 해당하며, 현행 조례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결정으로 인해 커플은 두 어린 자녀를 키우면서 임대료와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동시에 부담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홈 씨는 "자매 가족과 이웃해 살려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며 "요즘 세대는 비싼 집값 때문에 주거 문제에 좀 더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이런 과정을 겪으며 더는 낙관하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 계획은 첫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구상했던 것으로, 이제 첫째는 네 살, 둘째는 한 살이 되었다.

울런공 시의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현행 도시계획법상 해당 구역의 필지당 하나의 현대식 건축 공법(MMC) 주택만 허용된다"면서 "MMC 주택이 두 채 이상일 경우 제조 주택 단지로 간주되며, 이는 현재 용도지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커플은 도시계획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부지를 분할한 뒤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같은 이유로 또다시 거부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상황은 주택 위기 해결을 위해 조립식 주택과 같은 현대적 건축 방식을 장려하는 NSW 주정부의 정책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주정부는 지난 5월 현대적 건축 공법이 건축 비용을 최대 20%, 공사 기간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방 생산성 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하며 건축법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홈 씨는 "정부의 조언대로 도시를 벗어나 조립식 주택을 선택하는 등 모든 조건을 충족했는데도 마냥 기다리고만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SW 주정부는 최근 의회에 새로운 건축 법안을 상정했다. 애눌락 찬티봉 NSW 건축부 장관은 이 법안이 주택의 건축 방식과 상관없이 단일한 승인 절차를 적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조립식 주택이든, 전통 방식으로 지은 집이든, 혹은 둘을 혼합한 집이든 '주택은 주택으로' 취급될 것"이라며, 이번 개혁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