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크리켓, '노장 불패' 전략 고수…신예 육성 외면 논란

호주 크리켓계에서 회자되는 "노장들이 결국 이긴다(Old blokes win stuff)"는 말이 있다. 이는 전 선수이자 현 코치인 댄 크리스티안이 즐겨 쓰던 말로, 현재 호주 크리켓 국가대표팀 선발위원회의 철학을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선발위는 향후 12개월간 예정된 주요 대회를 앞두고 고령화된 핵심 선수단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조지 베일리 선발위원장, 앤드루 맥도널드 감독, 토니 도데마이드 선발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에 합의했다. 가능한 최고의 팀을 모든 경기에 내보내는 대신, 테스트 시리즈나 월드컵 같은 주요 대회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축 선수들의 선수 생명을 연장하고,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국가 간 친선전 성격의 단기 시리즈는 젊은 선수들의 시험 무대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곧 다윈과 맥케이에서 열릴 방글라데시와의 2연전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자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티브 스미스, 조시 헤이즐우드, 미첼 스타크, 스콧 볼랜드, 네이선 라이언 등 35세 이상의 베테랑들이 대거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30세 미만 선수는 단 한 명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4년간 호주 대표팀의 전략은 젊은 선수들에게는 가혹한 측면이 있었다. 이들은 주전 선수의 부상이나 명백한 공백이 생겼을 때만 제한적으로 기회를 얻었다. 그 결과 샘 콘스타스, 네이선 맥스위니, 토드 머피 같은 유망주들은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테스트 무대에 데뷔해야 했다. 이들은 세계적인 투수 재스프릿 붐라를 상대하거나, 치열한 애시스 시리즈 원정, 혹은 불규칙한 캐리비안의 경기장에서 힘든 경험을 했고, 이후 다시 팀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많은 크리켓계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방글라데시전 명단에 콘스타스나 올리 피크 같은 젊은 타자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놀라움을 표했다. 물론 이번 시리즈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뉴질랜드, 인도, 잉글랜드로 이어지는 힘든 일정을 앞두고 베테랑 투수들의 체력과 몸 상태를 점검하는 기회라는 현실적인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특히 조시 헤이즐우드와 네이선 라이언은 내구성에 대한 의문 부호를 떼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헤이즐우드는 부상 복귀 후 첫 장기 경기에서 다시 쓰러지는 경우가 잦았고, 라이언은 연조직 부상 문제로 수비 위치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대표팀이 베테랑들의 건재함에 집중하는 동안, 크리켓 호주(CA)는 별도의 초청팀을 꾸려 방글라데시의 연습 경기를 지원하고 유망주들을 인도 아카데미에 보내는 등 다른 경로로 신예 육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