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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스페인 최악 산불, 수만 명 대피·국가비상사태 선포

프랑스·스페인 최악 산불, 수만 명 대피·국가비상사태 선포

유럽 대륙을 덮친 폭염으로 프랑스 남서부와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에서 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수만 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긴급 대피했다. 스페인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산불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에서는 유명 휴양지인 남서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화마가 덮쳤다. 당국은 대표적 관광 명소인 캅 페레 반도에 전면 대피령을 내렸으며, 현재까지 약 6만 3천여 명이 집과 캠핑장을 떠나 자동차와 보트를 이용해 피난길에 올랐다. 특히 소모스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번 시즌 프랑스 최대 규모로, 이미 1만 헥타르 이상의 숲을 태우고 주택 80채에 피해를 입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다.

스페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마드리드 서부 산악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개의 산불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1만 9천 명 이상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는 "지역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라고 밝혔으며, 한 주택 단지에서만 43채의 가옥이 전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연방 자금 투입이 가능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화재 현장에서 탈출한 주민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마드리드 서부 세브레로스의 한 대피소에 머무는 엔리케 마틴 씨는 "거대한 불덩어리가 덮쳐 집에서 뛰쳐나와야 했다"며 "5분만 늦었어도 우리를 덮쳤을 것"이라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프랑스 비스카로스에서 대피한 요안 우리엔 씨 역시 "점점 검어지는 연기 구름을 봤다.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가 폭염과 가뭄, 산불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 20년간의 연평균 산불 피해 면적을 넘어선 토지가 불에 탔다. 최악의 산불 사태에 직면한 프랑스와 스페인은 유럽연합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그리스와 크로아티아는 소방 항공기를 급파해 진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