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토 처리 밀담 녹취록 공개… '메모 금지' 발언 파장

서호주 정부 산하 위원회 고위 인사가 공항 개발 부지에서 나온 오염 의심 토양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에서 부하 직원에게 메모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이 발언은 비밀리에 녹음되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명예훼손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필개발위원회(Peel Development Commission)의 그렉 폴란드 부위원장이다. 그는 2019년 1월 수비아코 호텔에서 토지 소유주인 아론 그레인저를 만나, 수백만 톤의 오염 의심 토양 처리 문제를 해결해 주정부의 '정치적 골칫거리'를 덜어주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 대가로 그레인저는 퍼스 남부의 가치 있는 모래 채굴장을 소유하게 되는 '토지 교환' 방식이었다.
당시 회의에 동석했던 위원회 소속 직원 리사 테일러는 법정 증언에서 폴란드 부위원장이 자신에게 메모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회의 전부터 '불안감'을 느꼈으며, 회의 자체가 '이상하고 꺼림칙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한 회의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전혀 받지 못해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법정에서 공개된 비밀 녹취록에는 폴란드 부위원장이 테일러에게 "음, 이건 메모하면 안 되는 내용이야"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겨 있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메모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건 비정상적인 대화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테일러는 "대화 내용의 절반을 이해하지 못해 본능적으로 메모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이 녹취록에는 폴란드 부위원장이 리타 사피오티 현 부총리 등 주정부 고위 정치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레인저가 이번 일을 성사시키면 정치인들이 향후 어떤 사업이든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줄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도 포함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 부위원장이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이번 명예훼손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며, 다음 주에는 녹취록 유포 혐의로 피고인 명단에 오른 앤드류 헤이스티 연방 하원의원 등이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