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랫'은 죽었다… 찰리 XCX, 새 앨범으로 돌아온 팝스타의 고뇌

영국 팝 아티스트 찰리 XCX(Charli XCX, 본명 샬럿 에이치슨)가 8번째 정규 앨범 '뮤직, 패션, 필름(Music, Fashion, Film)'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전 세계적 문화 현상을 일으켰던 전작 '브랫(Brat)'의 폭발적인 성공 이후, 아티스트로서 겪는 내면의 고뇌와 예술, 자아, 명성과의 관계를 깊이 파고든다.
새 앨범의 시작을 알린 첫 싱글 '록 뮤직(Rock Music)'은 "댄스 플로어는 죽었고, 이제 우리는 록 음악을 만든다"는 파격적인 선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많은 이들이 찰리 XCX의 급진적인 음악적 전향을 예상했지만, 이는 풍자적인 표현에 가깝다. 앨범은 전작의 현란한 신시사이저 사운드 대신 더티한 기타와 묵직한 베이스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오랜 협업자인 AG 쿡, 핀 킨과 함께 만든 결과물은 여전히 찰리 XCX 팝의 세계관 안에 있다.
'브랫'의 성공은 찰리 XCX에게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성취를 동시에 안겨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혹독한 대가가 따랐다. 격렬한 라이브 공연은 목에 심각한 신경 손상을 남겼고, 공연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겼다. '록 뮤직'의 가사 "신경 손상은 진짜야. 하지만 무언가 느끼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지"는 이러한 고통을 암시한다.
앨범은 30분을 약간 넘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완성되지 않은 생각, 이른 새벽에 녹음한 음성 메모처럼 흘러가는 가사들로 채워졌다. '카드 거절(Card Declined)'에서는 새 정체성을 구매하려는 시도가 실패하고, '카메라(Camera)'에서는 연기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흥분을 이야기한다. 친구이자 협업자인 AG 쿡에게 바치는 '매직 메탈 몬태나(Magic Metal Montana)'처럼 진솔한 트랙도 담겼다.
앨범은 영화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그들은 죽었다. 그들은 사라졌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내레이션으로 막을 내린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영원하지 않은 세상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온전히 몸을 던지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앨범의 핵심 메시지를 남기며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